“많은 사람들이 ‘홈시어터’에 대한 열망을 품고 있듯 저 또한 그렇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하나 질렀습니다.” 같은 후기나 사용기를 참 많이 보게 됩니다. 빔 프로젝터 관련 포스팅의 첫 문장은 공식처럼 되어 있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비슷하지요. 물론 저도 그렇습니다(-_-). 그런데 이 제품 저 제품 탐색에 나서다 보면 과연 이걸 사도 괜찮은 건지 고민하게 됩니다. 후기나 광고를 보고 구매했는데 막상 열어 보면 생각에 미치지 못할 때가 많으니까요. 그러다 라는 대여업체를 알게 됐습니다. 오, 구매하기 전에 미리 사용해 보면 결정하는 데 도움이 되겠네요. 모든 가전제품이 이러면 좋을 텐데….사이트에 보니 여러 제품이 있는데, 일단 대여비가 가장 저렴한 LG PF50KA를 신청했고, 옵션 등을 추가해서 들어간 비용은 다음과 같습니다.ㆍ 19,900원(하루)+1,500원(스피커)-2,000원(가입할인쿠폰)=19,400원이 제품을 검색해 보면 ‘조용하다, 밝고 선명하다’ 같은 정보가 많이 있어서 조금은 기대하면서 영상을 틀어 봤는데 결과는… ‘시끄럽고, 어둡고 흐릿’합니다. 물론 이 소감은 어디까지나 ‘빔 프로젝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다른 제품과 비교해 본 적도 없고, 써 본 적도 없는, 그야말로 완전 초보 입문자’ 입장에서 하는 말입니다. 가격대에 따른 빔 프로젝터 제품 특성을 정확히 알고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 본 전문가는 다른 평가를 내릴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아래 내용은 무경험 프로젝터 입문자의 지극히 주관적인 평가라는 걸 감안하고 보시기 바랍니다. 1. 소음소음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액션 장면에서는 팬 소리가 효과음에 묻혀서 괜찮지만, 조용하게 대화가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이 팬 소리가 부각되기 때문에 신경이 쓰입니다. 계속 사용하다 보면 으레 나는 소리려니 적응이 될 수도 있겠지만 조용한 장면으로 전환되는 순간에는 어쩔 수 없이 귀를 빼앗기게 되네요.제품 내장 스피커는 평가할 이유조차 없겠습니다. 모기가 앵앵거리는 소리를 좋아하는 취향이 아니라면 이 스피커를 용서할 수는 없을 겁니다. 그런데 ‘소리도 좋다’라는 평가가 많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다들 헬렌켈러였다가 은총을 받고 귀가 열린 터라 소리가 들리기만 해도 좋았던 걸까요? 다행히(?) 이런 상항을 예측하고 블루투스 스피커도 미리 대여했습니다.그런데 상자를 열어 보니, 스피커가 코끼리 코딱지만 합니다. ‘과연 이런 게 제대로 된 소리를 낼까?’ 하는 의구심이 들었는데 막상 틀어 보니 오! 생각보다 괜찮습니다. 이 크기에서 이런 소리가 난다니 정말 기술이 많이 발전한 듯하네요. 물론 아주 멋진 소리가 나는 건 아닙니다. 일반 텔레비전보다 조금 나은 정도…?평소에 ‘난 막귀라서 어떤 소리도 다 괜찮아.’라고 깃발 들고 외치던 저도 자체 내장 스피커는 정말이지 괴로웠습니다. 혹시 집에 연결할 블루투스 스피커나 HDMI(ARC) 스피커가 없다면, 반드시 이 스피커를 같이 대여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정말 후회하게 될 겁니…(이하 생략)2. 밝기제품마다 다 특성이 다르겠지만, 밤이나 암막 커튼이 친 곳이 아닌 이상 이 제품으로는 결코 제대로 된 화면을 볼 수 없습니다. 그야말로 뿌옇습니다. 사실 밤에 봤는데도 화질이 ‘너무 별로’여서 ‘도대체 인터넷에 그리 아름다운 사용기를 남긴 사람들은 얼마나 관대한 것인가? 그들은 빔 프로젝터계의 마더 테레사들이란 말인가?’ 하는 생각을 했을 정도입니다.그래서 검색을 해 보니, 이 제품은 600안시루멘이라서 그렇다고 합니다. 선명한 화질을 원한다면, 그리고 비교적 밝은 곳에서도 보려면 2,000안시루멘 이상은 되어야 한다고 하네요. 이 제품을 구매(대여)하려고 하시는 분들은 꼭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빔뷰에 보면 3,000안시루멘 이상 제품들도 있습니다. 만 원 정도 더 비싸긴 하지만….3. 크기크기만큼은 대만족입니다. 벽에서 약 4미터 떨어진 곳에 놓고 화면 크기를 재 보니까 123인치가 나옵니다. 60인치짜리 텔레비전을 보다가 123인치 화면을 보니 ‘오, 영화 볼 맛 나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스피커만 잘 갖추면 그야말로 ‘홈시어터’가 될 듯합니다.하지만 크기라는 건, 언제나 시간의 제물일 수밖에 없습니다. 34인치 텔레비전 보다가 처음 50인치 텔레비전을 샀을 때도 ‘와, 이 정도면 영화관이네!’라고 감탄했으나, 그 감탄은 일주일이 채 가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그 경험을 되새겨 본다면 123인치도 결국엔 평범해질 테지요. 뭐 그렇다고 해서 123인치의 위용이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만….4. 대여 방식특정 날짜에 사용하기 위해서 넉넉하게 나흘 전에 미리 신청을 했습니다. 그런데 택배사 배송 문자를 보니 오후 5시 이후에 도착한다고 합니다. 실제로도 6시쯤 제품이 왔습니다. 낮에 보려고 빌렸는데, 이렇게 배송이 오면 밤 시간밖에는 볼 수가 없습니다. 일주일 장기 대여라면 큰 문제가 안 되겠지만 딱 하루 빌리는 건데 늦게 도착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합리한 조건이 됩니다.그래서 문의를 했더니 평소에는 미리(대체로 신청 날짜보다 하루 전) 도착할 수 있도록 배송을 하는데 이번에는 코로나19 때문에 늦어진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외형으로는 하루 대여 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틀 대여를 해 주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하지만 업체의 해명과 달리 당일 늦게 도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낮에 이용하려고 빌렸다면 낭패를 보게 되겠지요. 또한 하루 전 도착 방식은 업체로서도 손해를 보는 셈이거나, 이런 손해까지 포함된 비용까지 소비자가 대신 지불하는 것이 될 수도 있습니다. 즉 이런 비용까지 미리 포함해서 대여비를 책정했을 수도 있는 것이죠.대여업체가 택배사의 이동 시간을 조절할 수는 없겠지만, ‘하루 대여’라는 말에 걸맞은, 즉 사용 시간에 대한 기준을 시스템적으로 명확하게 구축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야 소비자도 업체도 손해를 보지 않게 됩니다. 결과적으로는 대여 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를 낳을 수도 있겠지요.5. 그래서 빌릴까, 말까?장기(?) 대여에 따른 할인 혜택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흘 빌리면 약 6만 원입니다. 적은 비용은 아니지요. 그런 비용을 지불하고도 만족한다면 모르겠으나 “와, 이런 신세계가 있었네!”라고 할 만큼의 수준도 아닙니다. 그저 하루쯤 경험을 해 보기 위해서나, 혹은 캠핑 같은 곳에 갔을 때 쓰기 위해서라면…? 음, 그 정도라면 빌려도 될 거 같습니다.하지만 이때도 사용 환경(어두움 정도)과 제품 성능(밝기/해상도 등)을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내가 쓸 시간은 밤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빌려서 캠핑장에 놀러 갔는데, 주변 작은 불빛에 맥을 못 추는 화면을 보게 된다면 실망할 테니까요. 실제로, 어두운 방에서 4와트짜리 전구 하나 켜니까 화면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제품이 구현할 수 있는 성능을 알고 빌리는 게 중요합니다. 아, 말이 복잡하네요. 그냥 간단하게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얘는…, 어두운 방에서는 그럭저럭 볼 만합니다. 하지만 낮에는 괴롭습니다. 주변에 작은 등 하나만 켜져 있어도 곤란하지요. 당신이 테레사가 아니라면….6. 그 외, 몇 가지 팁① 화면이 어둡고 흐릿하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이건 제가 너무 멀리(약 4미터) 설치해서 그런 것일 수도 있습니다. 거리를 조절해서 영사막과 가깝게 두면 좀 더 밝고 선명한 화면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어떤 후기를 보니까 이 제품의 경우 80인치 정도 되게 했을 때 가장 이상적(?)이었다고 하네요.② 처음이라 초점 맞추기가 어렵다면 설정 메뉴를 불러내서 맞춰 보세요. 인물이나 배경을 기준으로 삼는 것보다 설정 화면 속 메뉴 글자를 보고 맞추는 게 훨씬 간단합니다.③ 집에 연결할 스피커가 없다면 꼭 스피커도 같이 대여하세요. 그런데 며칠 전까지만 해도 스피커와 HDMI케이블을 따로 대여해 줬는데 지금 확인해 보니까 케이블과 스피커를 함께 묶어서 대여를 해 주는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케이블만 없거나 스피커만 없는 경우도 많은데 둘을 한꺼번에 묶어서 비용을 받다니? 이건 좀 아니신 듯!!!④ 사용하고자 하는 시간대와 대여가 가능한 시간대를 미리 살펴보세요(위 4번 참고). 아무 생각 없이 애들 생일파티(낮) 때 쓰려고 빌렸는데 오후 늦게 도착한다면 낭패를 보게 됩니다. 비용 생각하지 말고 아예 이틀을 빌리는 방법도 있겠습니다만….⑤ 암막 커튼이 없다면, 낮 시간에 보기 위해 이 제품을 대여하는 건, 아주 많이, 고민해 보시길….